🏕️ 혼캠 처음이라면 꼭 알아야 할 안전 수칙 7가지
올해로 캠핑 경력 8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그중 혼캠은 한 3년 정도 됐을까요. 사실 저도 처음엔 혼자 캠핑 간다고 했을 때 집사람한테 한 소리 들었습니다. “무슨 오십 넘은 사람이 혼자 산에서 자겠다고 그래.” 근데 막상 해보니까, 이게 왜 진작 안 했나 싶더라고요.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지난달에 회사 후배가 혼캠 도전하겠다고 장비 추천해달라길래, 장비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했습니다. 안전이요. 후배한테 카톡으로 주저리주저리 설명하다가, 이거 한 번 정리해놓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처음 혼캠할 때 몰랐던 것들, 실수했던 것들 다 담아봤습니다.
📋 혼캠 안전, 왜 따로 얘기해야 하나요
캠핑 자체가 위험한 건 아닙니다. 근데 혼캠은 좀 다릅니다. 일행이 있으면 누가 아프거나 다쳐도 차 끌고 병원 갈 수 있잖아요. 혼자면 그게 안 됩니다. 제가 한번은 새벽에 화장실 가다가 텐트 스트링에 걸려서 발목을 삐었는데, 정말 막막하더라고요. 다행히 크게 다친 건 아니었지만, 그때 이후로 안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혼캠의 안전 수칙은 ‘만약에’를 대비하는 겁니다. 대부분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갑니다. 근데 그 한 번이 문제예요.
🛡️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 수칙 7가지
1. 위치 공유는 필수입니다 📍
저는 출발 전에 항상 집사람한테 캠핑장 이름이랑 주소 카톡으로 보냅니다. 네이버 지도 링크로요. 그리고 도착하면 사이트 번호까지 알려줍니다. “A-23번 자리야” 이런 식으로요.
정확하진 않지만, 제 기억이 맞다면 몇 년 전에 혼캠하던 분이 급성 맹장염으로 쓰러졌는데 위치를 아무도 몰라서 한참 헤맸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 중 한 명한테는 꼭 알려두세요. 귀찮아도 해야 합니다.
2. 첫 혼캠은 절대 오지 캠핑장 가지 마세요 🚫
유튜브 보면 산속 깊은 데서 혼자 불멍하는 영상 많잖아요. 멋있어 보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런 데 가고 싶었습니다.
근데 첫 혼캠을 그렇게 갔다가 후회했습니다.
화장실 가려면 10분을 걸어야 하고, 휴대폰은 터지지도 않고. 밤에 무슨 소리만 나면 심장이 쿵쾅쿵쾅.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처음엔 관리인 상주하는 캠핑장, 화장실 가까운 사이트, 다른 캠퍼들 적당히 있는 곳으로 가세요. 분위기 있는 건 나중에 익숙해지고 나서 해도 됩니다.
3. 비상 연락망 미리 저장해두세요 📱
이건 진짜 기본인데 의외로 안 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해당 지역 경찰서, 소방서, 가까운 병원 번호를 폰에 저장해두세요. 119야 누구나 알지만, 산간 지역은 119 연결돼도 출동까지 시간 걸립니다.
- 캠핑장 관리사무소 번호 – 가장 먼저 저장
- 인근 병원 응급실 – 네이버 지도에서 미리 검색
- 해당 지역 파출소 – 야생동물 출몰 시 신고용
저는 폰 메모장에 “비상연락” 이라고 따로 만들어서 정리해둡니다. 매번 캠핑장 갈 때마다 업데이트하고요.
4. 텐트 위치 선정,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
혼캠할 때 텐트 치는 위치가 안전이랑 직결됩니다. 저는 이런 기준으로 고릅니다.
너무 외진 곳 피하기. 관리동이나 화장실에서 도보 3분 이내. 경사진 곳 피하기. 나무 바로 아래 피하기.
한번은 나무 밑에 텐트 쳤다가 새벽에 바람 불면서 굵은 가지가 떨어졌습니다. 텐트 바로 옆에요. 소름 돋았습니다. 그 이후로 나무 밑은 절대 안 칩니다. 시원해서 좋긴 한데, 위험합니다.
🔥 불 다루기와 장비 관련 안전 수칙
5. 화기 사용은 텐트 밖에서만 🔥
이건 두말하면 잔소리인데, 의외로 실내에서 버너 쓰시는 분들 계십니다. 특히 추울 때요. 일산화탄소 중독은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옵니다. 졸리다 싶으면 이미 늦은 거예요.
저는 추운 날엔 그냥 전기 캠핑장 갑니다. 전기장판 깔고 자면 되니까요. 오토캠핑장 중에 전기 안 되는 데서 겨울에 혼캠하는 건, 솔직히 경험 많이 쌓이고 나서 하시는 게 맞습니다.
6. 음주는 적당히, 만취는 절대 금지입니다 🍺
캠핑 가서 술 한 잔 하는 재미가 있죠. 저도 맥주 두세 캔 정도는 마십니다. 근데 혼캠에서 만취는 정말 위험합니다.
취해서 버너 끄는 거 깜빡했다, 취해서 넘어졌다, 취해서 밖에서 잠들었다. 다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같이 온 사람이 있으면 서로 챙기는데, 혼자면 챙겨줄 사람이 없어요. 기분 좋게 한두 잔은 괜찮은데, 거기서 멈추는 자제력이 필요합니다.
7. 최소한의 응급 키트는 꼭 챙기세요 🩹
거창한 거 필요 없습니다. 저는 작은 파우치에 이 정도만 넣어 다닙니다.
- 밴드 여러 사이즈
- 소독약 (작은 거)
- 진통제, 소화제
- 압박붕대 하나
- 손전등 (헤드랜턴 배터리 나갔을 때 대비)
사실 저도 처음엔 “에이 뭐 필요하겠어” 했습니다. 근데 한번 손 베였을 때 밴드 없어서 휴지로 감고 있으니까, 진짜 서럽더라고요. 그 이후로 무조건 챙깁니다.
⚠️ 알아두면 좋은 추가 팁들
야생동물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요즘 멧돼지가 진짜 많이 내려옵니다. 음식물 텐트 안에 두지 마세요. 냄새 맡고 옵니다. 저는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차 트렁크에 둡니다. 쓰레기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밤에 헤드랜턴 없이 돌아다니면 안 됩니다. 캠핑장이 생각보다 어두워요. 텐트 스트링, 돌멩이, 나무뿌리. 넘어질 요소가 많습니다. 화장실 갈 때도 꼭 불 켜고 가세요.
👤 이런 분께 혼캠을 추천합니다
회사에서 사람들한테 치이고, 집에서도 뭔가 역할이 있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 저처럼 오십 넘어서 혼자만의 공간이 간절해진 분. 아내분이나 가족들한테 “나 이번 주말 좀 혼자 있을게”라고 말할 수 있는 분.
반대로, 혼자 있는 게 불안하거나 무서운 분은 억지로 안 하셔도 됩니다. 혼캠이 대단한 게 아니에요. 그냥 취향인 겁니다.
✍️ 마무리하며
솔직히 혼캠 처음 할 때 아쉬웠던 점도 있습니다. 너무 긴장해서 별로 못 즐겼어요. 안전 신경 쓴다고 이것저것 확인하느라 정신없었고, 밤에도 한숨도 못 잤습니다. 둘째 날 아침에 일어나서 “이게 뭐 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근데 두 번째, 세 번째 가니까 달라지더라고요. 뭘 챙겨야 하는지, 어디를 조심해야 하는지 몸에 익으니까, 그제야 여유가 생겼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마세요. 안전 기본만 지키면서 천천히 익숙해지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혼자 불멍하면서 “아, 이 맛이구나” 하는 순간이 옵니다. 저는 그게 서른 번째쯤 혼캠이었던 것 같습니다. 늦어도 괜찮습니다. 안전하게, 오래오래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