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 별보기 좋은 캠핑장 3곳 후기

🏕️ 강원도 영월 별보기 좋은 캠핑장 3곳 후기

올해로 캠핑 경력 9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52세, 중소기업 팀장이라는 직책이 주는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제 유일한 취미입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고 차에 짐 싣는 그 순간부터 이미 힐링이 시작되거든요.

근데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좀 특별합니다.

지난 9월, 회사 후배가 “팀장님, 별 보기 좋은 캠핑장 어디 없어요?”라고 물어봤습니다. 여자친구랑 별 보러 가고 싶다면서요. 그때 저도 문득 깨달았습니다. 9년 동안 전국 캠핑장을 수십 군데 다녔는데, 정작 ‘별’을 제대로 본 적이 몇 번이나 될까 싶더라고요.

사실 저도 처음엔 캠핑장에서 별 보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 줄 알았습니다. 산 속이면 당연히 별이 잘 보이겠지, 뭐 이런 생각이었죠. 근데 막상 ‘별 보기’를 목적으로 캠핑장을 찾아다녀보니까 완전히 달랐습니다.

조명이 너무 밝아서 안 보이는 곳, 주변에 펜션촌이 있어서 빛 공해가 심한 곳, 시야가 트이지 않아서 하늘이 좁은 곳… 생각보다 조건이 까다롭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두 달간 영월 지역 캠핑장만 집중적으로 다녀왔습니다. 왜 영월이냐고요? 별마로천문대가 있는 동네입니다. 국내에서 광해(빛 공해)가 가장 적은 지역 중 하나로 알려져 있거든요. 제가 직접 발품 팔아서 확인한 3곳, 솔직하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 첫 번째: 동강 별빛 캠핑장

📍 위치와 첫인상

영월읍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들어갑니다. 네비게이션에 찍히긴 하는데, 마지막 2km 정도는 길이 좁아서 처음 가시는 분들은 좀 긴장되실 수 있습니다. 저도 밤에 도착했을 때 “여기 맞나?” 싶었거든요.

도착하니까 첫인상이 좋았습니다. 일단 시야가 탁 트여 있었습니다. 동강 쪽으로 하늘이 넓게 열려 있어서 “아, 여기는 별 잘 보이겠다” 싶었죠.

🔭 직접 가보니

10월 초 금토일 2박으로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밤 10시쯤, 사이트에 앉아서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은하수가 보였습니다. 진짜로요.

서울에서 30년 넘게 살면서 은하수를 직접 본 게 손에 꼽거든요. 정확하진 않지만, 제 기억에 마지막으로 은하수를 본 게 군대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거의 30년 만이었죠.

캠핑장 자체 조명이 최소한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화장실 가는 길 정도만 은은하게 불이 켜져 있고, 나머지는 거의 암흑입니다. 처음엔 좀 불편하다 싶었는데, 그게 별 보기엔 최적의 환경이더라고요.

새벽 2시쯤 잠이 안 와서 텐트 밖에 나갔는데, 유성도 두 개 봤습니다. 아내한테 자랑했더니 “혼자 봤으면 무슨 소용이야”라고 하더군요. 맞는 말입니다.

👍 좋았던 점

  • 광해 차단이 확실합니다. 주변에 펜션이나 마을이 없어서 인공 불빛이 거의 없었습니다.
  • 사이트 간격이 넓습니다. 옆 텐트 불빛도 별 보는 데 방해가 되거든요. 여기는 그게 덜했습니다.
  • 관리자분이 밤 10시 이후 소등을 권장합니다. 강제는 아닌데, 대부분 협조하시더라고요.

😕 아쉬웠던 점

솔직히 말씀드리면, 편의시설은 좀 부족합니다. 화장실이 사이트에서 꽤 멀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왕복 5분 정도 걸었던 것 같아요. 밤에 랜턴 들고 화장실 가는 게 좀 번거로웠습니다.

매점도 없습니다. 필요한 건 영월읍에서 미리 다 사가야 합니다. 저는 숯을 깜빡해서 첫날 저녁은 버너로 대충 때웠습니다.

그리고 예약이 좀 빡빡합니다. 보름달 뜨는 주간은 피하시는 게 좋고, 그믐 무렵이 베스트인데 그때 예약이 빨리 차더라고요.


🌌 두 번째: 청령포 별밤 야영장

📍 위치와 첫인상

청령포 근처에 있습니다. 영월의 대표 관광지 바로 옆이라 접근성은 세 곳 중 가장 좋았습니다. 주차장도 넓고, 길도 포장이 잘 되어 있어서 초보 캠퍼분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가실 수 있습니다.

첫인상은 “깔끔하다”였습니다. 시설이 비교적 새 것이었고, 관리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 직접 가보니

10월 셋째 주에 1박으로 다녀왔습니다. 그믐 다음 날이라 달이 거의 없었습니다.

별은 확실히 잘 보였습니다. 근데 동강 별빛 캠핑장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청령포 쪽에 가로등이 몇 개 있거든요. 그 불빛이 은근히 거슬렸습니다.

그래도 북두칠성, 카시오페이아 정도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가서 별자리 찾기 하기엔 충분했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옆 사이트에 젊은 커플이 있었는데, 별 사진 찍는다고 삼각대 세워놓고 한참 찍더라고요. 근데 플래시가 켜져 있는 거예요. 저도 잘 모르지만, 별 사진은 플래시 끄고 장노출로 찍어야 한다고 알고 있거든요. 살짝 알려드렸더니 엄청 고마워하시더라고요.

52세 아저씨가 뭔가 도움이 됐다는 게 뿌듯했습니다.

👍 좋았던 점

  •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화장실 깨끗하고, 온수도 잘 나왔습니다.
  • 매점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건 살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 낮에는 청령포 관광이 가능합니다. 캠핑만 하기 아쉬운 분들께 추천입니다.
  • 가족 단위 캠퍼가 많습니다.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차분했습니다.

😕 아쉬웠던 점

별 보기 ‘만’을 목적으로 간다면 솔직히 살짝 아쉽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청령포 쪽 가로등 불빛이 좀 거슬립니다. 하늘 전체가 어두운 게 아니라 한쪽이 좀 밝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사이트가 다 차면 아무래도 각 텐트에서 나오는 불빛들이 모여서 전체적으로 밝아지더라고요. 평일에 가시면 훨씬 나을 것 같습니다.

가격도 세 곳 중 가장 비쌌습니다. 1박에 5만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정확한 금액은 예약 사이트에서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시즌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까요.


✨ 세 번째: 별마로 숲속 캠핑장

📍 위치와 첫인상

별마로천문대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있습니다. 해발이 꽤 높습니다. 정확한 고도는 모르겠는데, 체감상 다른 두 곳보다 확실히 서늘했습니다.

올라가는 길이 꽤 가파릅니다. 경차나 출력 약한 차량은 좀 힘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SUV라서 괜찮았는데, 올라가면서 “승용차로 왔으면 좀 아슬아슬했겠다” 싶었습니다.

🔭 직접 가보니

11월 첫째 주에 다녀왔습니다. 이때쯤 되니까 밤이 진짜 춥더라고요. 영하까지는 안 내려갔는데, 체감은 거의 영하였습니다.

근데 별은요. 세 곳 중 가장 좋았습니다.

해발이 높으니까 공기가 맑습니다. 그리고 주변이 완전히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인공 불빛이 전혀 없었습니다. 진짜 전혀요. 랜턴 끄면 내 손도 안 보일 정도였습니다.

밤 11시쯤 의자 펴고 앉아서 1시간 넘게 하늘만 봤습니다. 아내가 “뭐 해?”라고 물어볼 때까지요. 뭘 하긴요, 별 보고 있었죠. 회사 일? 전혀 생각 안 났습니다. 그냥 멍하니 하늘만 봤는데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이 나이 되니까 이런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됩니다.

👍 좋았던 점

  • 별 보기에는 압도적으로 최고입니다. 광해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 별마로천문대가 가깝습니다. 낮에 천문대 구경하고 밤에 직접 별 보는 코스가 가능합니다.
  • 공기가 정말 좋습니다. 서울에서 미세먼지 마시다가 여기 오면 차원이 다릅니다.
  • 캠핑장 분위기가 조용합니다. 음주 가무 좋아하시는 분들보다 조용히 캠핑 즐기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 아쉬웠던 점

일단 춥습니다. 10월 말만 돼도 겨울 장비 필수입니다. 저는 난로 가져갔는데, 안 가져갔으면 잠 못 잤을 겁니다. 초보 캠퍼분들 중 장비가 부족하신 분들은 봄가을 피크 시즌에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편의시설은 세 곳 중 가장 기본적입니다. 화장실은 있는데 샤워 시설은 제 기억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있었는데 제가 못 본 걸 수도 있으니 예약할 때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진입로가 험합니다. 비 오는 날은 비추천입니다. 내려올 때 미끄러울 수 있어서 위험합니다.

마지막으로, 별마로천문대 근처라서 가끔 관광객 차량이 지나갑니다. 헤드라이트 불빛이 순간적으로 비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자주는 아닌데, 은근히 신경 쓰이더라고요.


❓ 자주 묻는 질문

Q1. 세 곳 중 한 곳만 가야 한다면 어디를 추천하시나요?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오로지 별만 보고 싶다면: 별마로 숲속 캠핑장입니다. 불편함을 감수할 각오가 되셨다면 여기가 압도적입니다.

가족이랑 편하게 가고 싶다면: 청령포 별밤 야영장입니다. 시설도 좋고 낮에 관광도 가능합니다.

별도 보고 싶고, 진짜 캠핑 느낌도 원한다면: 동강 별빛 캠핑장입니다. 별 보기와 캠핑의 균형이 가장 좋았습니다.

Q2. 별 보기 좋은 시기가 따로 있나요?

있습니다. 일단 그믐 전후가 가장 좋습니다. 달빛도 별 보는 데 방해가 되거든요. 보름달 뜨는 날은 피하세요.

계절로는 가을이 베스트입니다. 공기가 건조하고 맑아서 별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여름은 습해서 좀 뿌옇게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날씨 확인은 필수입니다. 구름 끼면 아무리 좋은 캠핑장이라도 별 못 봅니다. 저도 한 번 구름 때문에 헛탕 친 적 있습니다.

Q3. 별 사진 찍으려면 뭐가 필요한가요?

저는 사진 전문가가 아니라서 자세히는 모릅니다. 근데 옆 사이트 분들 보니까 공통적으로 삼각대는 다 쓰시더라고요. 그리고 장노출이 된다는 카메라요.

스마트폰으로도 요즘 별 사진 찍힌다고 하던데, 제 폰으로는 잘 안 되더라고요. 최신 폰이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두 달간 영월 캠핑장 세 곳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별 보는 게 이렇게 좋은 건지 몰랐습니다. 9년 동안 캠핑 다니면서 별은 그냥 배경이었거든요. 고기 굽고, 술 마시고, 불멍하고… 그게 캠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별을 ‘제대로’ 보니까 다르더라고요.

52년 살면서 이렇게 하늘을 오래 올려다본 적이 없었습니다. 회사에서는 항상 앞만 보고, 집에서는 폰만 보고, 주말에도 뭔가를 ‘하느라’ 바빴거든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하늘만 보는 시간이 이렇게 귀한 건지 몰랐습니다.

아, 그리고 회사 후배한테는 동강 별빛 캠핑장 추천해줬습니다. 며칠 전에 다녀왔다고 연락이 왔는데, 여자친구가 엄청 좋아했대요. 프로포즈 성공했다고 하더군요.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영월로 별 보러 가실 분들,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맑은 밤에, 따뜻하게 입고, 편한 마음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하늘은 언제나 거기 있으니까요. 우리가 올려다보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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