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갈 때 꼭 챙기는 나만의 소소한 아이템 10가지

🏕️ 캠핑 10년 차,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

올해로 캠핑을 시작한 지 꼭 10년이 됐습니다. 처음엔 회사 동료 따라 무작정 따라갔다가, 지금은 주말마다 텐트 싣고 어디론가 떠나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52세, 중소기업 팀장이라는 직함이 무색하게 금요일 저녁만 되면 마음이 들뜹니다.

근데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지난달에 캠핑장에서 옆 사이트 젊은 부부가 저한테 물어봤습니다. “아저씨, 그거 어디서 사셨어요?” 제가 쓰던 작은 소품 하나를 가리키면서요. 별거 아닌 건데, 그 친구들 눈에는 신기해 보였나 봅니다. 그때 문득 생각했습니다. 아, 나도 처음엔 뭘 챙겨야 할지 몰라서 한참 헤맸었지.

텐트, 타프, 화로대. 이런 건 누구나 압니다. 검색하면 나오니까요. 근데 막상 캠핑장 가서 “아, 이거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싶은 건 따로 있습니다. 대형 장비 말고, 손바닥만 한 소품들. 사실 저도 처음엔 이런 게 중요한 줄 몰랐습니다.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0년 동안 캠핑 다니면서 제 나름대로 정착된, 꼭 챙기는 소소한 아이템 10가지입니다.

🔦 1. 헤드랜턴 (손전등 말고요)

첫 번째는 헤드랜턴입니다. 손전등 아니고 헤드랜턴이요.

처음 캠핑 다닐 때는 손전등 들고 다녔습니다. 밤에 화장실 가려면 한 손에 손전등, 한 손에 휴지. 근데 문제가 뭐냐면, 텐트 지퍼 열 때 손이 두 개가 필요합니다. 손전등을 입에 물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고요. 위생적으로도 그렇고, 뭔가 처량해 보이기도 하고.

헤드랜턴 하나 사고 나서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양손이 자유로워지니까 밤에 설거지할 때도 편하고, 텐트 정리할 때도 편합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2만 원 정도 줬던 것 같은데, 7년째 쓰고 있습니다. 배터리는 충전식으로 바꿨고요.

다만 너무 밝은 건 비추입니다. 옆 사이트 민폐가 됩니다. 저는 밝기 조절 되는 걸로 쓰고 있습니다.

🧲 2. 자석 달린 작은 바구니

이건 진짜 제가 제일 아끼는 아이템입니다.

캠핑 테이블 옆에 자석으로 딱 붙여두는 작은 바구니인데요. 원래는 냉장고에 붙이는 용도로 파는 겁니다. 다이소에서 샀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3천 원인가 5천 원인가 했을 겁니다.

여기에 뭘 넣냐면요. 라이터, 가위, 집게, 병따개. 이런 자잘한 것들입니다.

캠핑 다니시는 분들 공감하실 텐데, 이런 소품들이 어디 갔는지 찾는 시간이 은근 많습니다. 분명 아까 여기 뒀는데? 하면서 테이블 위 뒤적뒤적. 와이프한테 짜증 듣기 일쑤였습니다. “당신이 아까 거기 뒀잖아.” 이런 식으로요.

근데 이 바구니 하나 붙여놓으니까 다 해결됐습니다. 쓰고 나면 무조건 여기 넣는 습관이 들었거든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이게 캠핑의 질을 확 올려줬습니다.

☕ 3. 개인용 보온병 (공용 말고)

캠핑 가면 큰 보온병 하나 가져가잖아요. 거기에 뜨거운 물 담아두고 커피 타 먹고. 근데 저는 개인용 작은 보온병을 따로 챙깁니다. 350ml짜리요.

이게 왜 필요하냐면요.

밤에 불멍하다가 슬슬 졸려서 텐트 들어가려는데, 따뜻한 거 한 잔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근데 그때 다시 버너 켜고 물 끓이기엔 귀찮고. 큰 보온병은 바깥에 있고. 그럴 때 제 개인 보온병에 미리 따뜻한 차를 담아서 텐트 안에 가져다 놓습니다.

새벽에 추워서 깼을 때 한 모금 마시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52세 되니까 밤에 한두 번은 꼭 깨거든요. 그때 차가운 물 마시면 잠이 확 달아나는데, 미지근하게 식은 차는 괜찮더라고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온력이 좋은 제품을 사야 합니다. 저렴한 건 새벽 되면 거의 식어있어요. 처음에 만 원짜리 샀다가 실패하고, 지금은 서모스 제품 쓰고 있습니다.

🧤 4. 가죽 장갑 (방한 장갑 아님)

이건 화로대 다룰 때 쓰는 가죽 장갑입니다. 용접용으로 파는 거 있잖아요. 그거 씁니다.

처음엔 맨손으로 장작 집다가 가시 박힌 적 있고, 집게로 하다가 떨어뜨린 적도 있습니다. 장작 떨어지면서 불똥 튀어서 바지에 구멍 난 적도 있고요. 아웃도어 바지 꽤 비싼 건데, 그때 속상했습니다.

가죽 장갑 하나 있으면 뜨거운 화로대 가장자리도 잡을 수 있고, 장작도 손으로 바로 집어서 넣을 수 있습니다. 동작이 훨씬 자연스러워집니다.

근데 이것도 실패담이 있는데요. 처음에 예쁜 캠핑용 가죽 장갑 샀습니다. 4만 원인가 줬어요. 근데 솔직히 용접용 장갑이랑 기능 차이 없습니다. 용접용은 8천 원이면 삽니다. 지금은 그냥 용접용 쓰고 있습니다. 멋은 좀 없는데, 어차피 밤이라 티도 안 나요.

📦 5. 서랍 정리함 (투명한 거)

양념통이나 조미료 담는 투명 정리함입니다. 서랍처럼 칸칸이 나눠진 거요.

캠핑 요리할 때 소금, 후추, 참기름, 간장 이런 거 챙기잖아요. 예전엔 그냥 비닐봉지에 넣어서 다녔습니다. 근데 찾을 때마다 다 꺼내야 하고, 가끔 새기도 하고. 한번은 참기름 뚜껑이 제대로 안 닫혀서 가방 안이 기름 범벅이 된 적 있습니다.

투명 정리함 쓰니까 뭐가 어디 있는지 한눈에 보이고, 설령 새더라도 그 칸 안에서만 범벅이 됩니다. 피해가 최소화되는 거죠.

저는 다이소에서 산 화장품 정리함을 씁니다. 캠핑용으로 나온 거 아닙니다. 근데 사이즈가 딱 맞아요. 이런 건 캠핑용이라고 붙으면 가격이 두 배가 되더라고요.

🔌 6. 멀티탭 (야외용, 방수)

요즘 캠핑장은 전기 사이트가 많습니다. 전기 쓸 수 있으면 편하죠. 근데 콘센트 하나밖에 없는 곳이 많습니다.

멀티탭 안 가져가면 폰 충전하랴, 전기장판 쓰랴, 선풍기 돌리랴. 뭘 포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야외용 방수 멀티탭을 꼭 챙깁니다. 3구짜리요.

여기서 중요한 게, 꼭 야외용 방수 제품이어야 합니다. 일반 멀티탭 가져갔다가 새벽에 이슬 맞아서 합선 날 뻔한 적 있습니다. 다행히 차단기가 내려가서 큰일은 안 났는데, 그 후로 무조건 방수 멀티탭입니다.

가격이 일반 멀티탭의 서너 배 정도 하는데, 안전 문제는 돈 아끼면 안 됩니다. 이건 진심입니다.

🪑 7. 접이식 발 받침대

캠핑 의자에 앉아서 불멍할 때, 발 받침대 하나 있으면 천국입니다.

처음엔 이런 게 왜 필요한가 싶었습니다. 그냥 의자에 앉으면 되지. 근데 나이 먹으니까 다르더라고요.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가 붓습니다. 특히 저녁 먹고 소화시키면서 불멍하는 시간이 길잖아요. 두세 시간은 앉아 있는데, 발 받침대 없으면 다리가 무겁습니다.

발 올려놓고 있으면 혈액순환도 되고, 자세도 편해지고. 와이프가 처음엔 “그런 것까지 가져가?” 했는데, 지금은 본인 전용 발 받침대 따로 챙깁니다.

다만 너무 저렴한 건 피하세요. 제가 처음에 만 원짜리 샀는데, 천이 금방 늘어났습니다. 지금 쓰는 건 3만 원대인데, 3년째 멀쩡합니다.

🧹 8. 미니 빗자루와 쓰레받기 세트

이건 정말 사소한데, 있으면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텐트 안에 모래나 흙이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들어갑니다. 예전엔 그냥 손으로 털거나, 집에 가서 청소기로 밀었습니다. 근데 모래 낀 텐트 바닥에서 자면 등이 찝찝하잖아요.

미니 빗자루 세트 하나 가져가면 자기 전에 쓱쓱 쓸어서 버리면 됩니다. 1분도 안 걸립니다. 근데 이 1분이 수면의 질을 확 바꿔놓습니다.

저는 차량용으로 파는 미니 세트를 씁니다. 손바닥 두 배 크기 정도? 부피도 안 차지하고, 무게도 거의 안 나갑니다.

💊 9. 개인 상비약 파우치

이건 나이 먹으니까 더 중요해졌습니다.

두통약, 소화제, 밴드, 소독약. 이런 거 따로 파우치에 넣어서 다닙니다. 캠핑장은 대부분 약국이 멀어요. 가까워도 차 타고 10분, 멀면 30분. 밤에 갑자기 머리 아프면 난감합니다.

한번은 캠핑장에서 갑자기 체했는데, 소화제가 없었습니다. 결국 새벽까지 끙끙 앓다가 아침에 약국 열자마자 달려간 적 있습니다. 그 후로 무조건 상비약 파우치를 챙깁니다.

제 파우치에는 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밴드, 소독약, 물파스, 연고가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평소 먹는 약 있으시면 그것도 꼭 여분으로 챙기세요. 고혈압약이나 당뇨약 같은 거요. 저는 혈압약 먹는데, 한번 깜빡해서 하루 못 먹은 적 있습니다. 별일은 없었지만 좀 불안했습니다.

📒 10. 작은 수첩과 펜

마지막은 좀 뜬금없을 수 있는데, 수첩과 펜입니다.

스마트폰 있는데 왜 수첩이냐고요? 캠핑 가면 의도적으로 폰을 멀리하거든요. 평일에 회사에서 하루 종일 화면 보다가 주말까지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근데 불멍하다 보면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다음 주 회의 때 이 얘기해야지, 아 그 프로젝트 건은 이렇게 하면 되겠다, 집에 가면 뭐 사야지. 이런 것들이요.

예전엔 그냥 머릿속에 담아뒀다가 집 가서 까먹었습니다. 나이 먹으니까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아요. 지금은 생각나면 바로 수첩에 끄적입니다. 굳이 정리해서 쓰는 게 아니고 그냥 메모 수준으로요.

그리고 이게 의외의 효과가 있는데, 나중에 읽어보면 그때 그 기분이 떠오릅니다. 날짜랑 장소 적어두면 나만의 캠핑 일지가 되더라고요. 10년 치 수첩이 쌓이니까 이것도 하나의 기록이 됐습니다.

✨ 10가지 아이템, 정리해 보면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헤드랜턴 – 양손 자유, 밤 활동 필수
  • 자석 바구니 – 소품 분실 방지
  • 개인 보온병 – 밤과 새벽의 따뜻함
  • 가죽 장갑 – 화로대 다룰 때 안전
  • 투명 정리함 – 양념류 정리
  • 방수 멀티탭 – 전기 사이트 필수
  • 발 받침대 – 오래 앉아 있어도 편함
  • 미니 빗자루 – 텐트 안 청결
  • 상비약 파우치 – 만약의 상황 대비
  • 수첩과 펜 – 생각 기록, 나만의 일지

대단한 것들 아닙니다. 다 합쳐도 10만 원이 안 될 겁니다. 근데 이게 있고 없고의 차이는 꽤 큽니다.

😅 아쉬웠던 점들, 솔직하게

위에서 몇 가지 실패담을 얘기했는데, 조금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요.

이것저것 사다 보면 짐이 많아집니다. 저도 처음엔 “이것도 필요해, 저것도 필요해” 하다가 차 트렁크가 꽉 찬 적 있습니다. 분명 소소한 아이템인데, 모이니까 부피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이 10가지 외에는 정말 안 가져갑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또 하나, 사람마다 필요한 게 다릅니다. 저는 52세고, 와이프랑 둘이 주로 다니고, 불멍을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가족 캠핑이나 그룹 캠핑하시는 분들은 또 다른 게 필요할 거예요. 제 리스트가 정답은 아닙니다.

그리고 솔직히, 수첩은 호불호가 갈립니다. 주변에 추천했는데 “나는 그냥 폰이 편해”라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건 개인 취향이니까요.

❓ 자주 받는 질문들

Q1. 이런 소품들 어디서 사세요?

솔직히 대부분 다이소나 쿠팡입니다. 캠핑 전문 브랜드 제품은 가죽 장갑 빼고는 거의 안 씁니다. 브랜드 붙으면 두세 배 비싸지는데, 기능은 비슷해요. 물론 내구성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근데 이 정도 가격대 소품들은 망가지면 그냥 다시 사도 부담이 없으니까요.

Q2. 초보 캠퍼인데 이것 중에 뭐부터 사야 할까요?

헤드랜턴이랑 상비약 파우치요. 이 두 개는 무조건입니다. 나머지는 캠핑 몇 번 다녀보시고 본인한테 필요한 거 느껴지면 그때 사도 됩니다. 미리 다 사놓으면 안 쓰는 것도 생겨요.

Q3. 이거 말고 또 추천할 만한 거 없으세요?

있죠. 근데 그건 또 다른 글에서 다뤄볼까 합니다. 오늘은 일단 제가 “매번” 챙기는 것만 추렸습니다. 가끔 챙기는 것까지 포함하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요.

🏕️ 마무리하며

10년 캠핑 다니면서 느낀 건, 결국 디테일이라는 겁니다.

텐트가 좋아야 하고 장비가 좋아야 하는 건 맞습니다. 근데 그건 어느 정도 투자하면 다 비슷비슷해져요. 차이를 만드는 건 이런 소소한 것들입니다. 밤에 화장실 갈 때 손전등 입에 물고 가느냐, 헤드랜턴 쓰고 여유롭게 가느냐. 텐트 안에 모래 밟으면서 자느냐, 깨끗하게 쓸고 자느냐.

캠핑의 목적이 뭐겠습니까. 쉬러 가는 거잖아요. 편해야 쉬는 겁니다.

저처럼 주말마다 캠핑 가시는 분들, 아니면 이제 막 캠핑 시작하시는 분들.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거창한 장비 리스트 말고, 진짜 현장에서 체감되는 것들. 그런 걸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다음에 캠핑장에서 뵙게 되면 반갑게 인사드리겠습니다. 옆 사이트에서 자석 바구니 붙이고 있는 아저씨 보이면, 그게 저일지도 모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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