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세 직장인의 주말 캠핑 루틴 공개

🏕️ 52세 직장인의 주말 캠핑 루틴 공개

올해로 캠핑을 시작한 지 7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사실 별것 아닙니다. 지난주 금요일, 회사 후배가 점심 먹다가 물어봤습니다. “팀장님, 진짜 매주 캠핑 가세요? 안 질리세요?” 그 질문에 뭐라고 답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근데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제가 왜 이렇게까지 주말마다 텐트 챙겨서 나가는지 정리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52세. 중소기업 팀장. 평일엔 회의, 보고서, 그리고 끝없는 메신저 알림. 이게 제 일상입니다.

근데 금요일 저녁만 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 차 트렁크에 캠핑 장비 싣고, 네비 찍고, 핸들 잡으면 그때부터 제 시간이 시작됩니다. 오늘은 그 루틴을 한번 솔직하게 풀어볼까 합니다.

⛺ 금요일 저녁, 퇴근 후 출발까지

사실 저도 처음엔 토요일 아침에 출발했습니다. 그게 당연한 줄 알았어요. 근데 막상 해보니까 토요일 아침 출발은 최악이었습니다. 고속도로 정체, 캠핑장 도착하면 점심때, 텐트 치고 나면 이미 오후 3시. 뭔가 허무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무조건 금요일 퇴근 후 출발입니다.

제 루틴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목요일 밤에 장비 점검합니다. 텐트, 타프, 침낭, 버너, 랜턴. 체크리스트 앱에 저장해두고 하나씩 확인합니다. 처음엔 머릿속으로만 했다가 폴대 빠뜨린 적 있습니다. 텐트 펼쳤는데 폴대가 없어서 차에서 잔 적도 있어요. 그 이후로 절대 체크리스트 안 거르습니다.

금요일 점심엔 꼭 가볍게 먹습니다. 오후에 졸리면 안 되니까요. 퇴근은 보통 6시인데, 솔직히 말하면 금요일만큼은 칼퇴합니다. 팀원들도 이제 알아서 금요일 오후엔 급한 보고 안 올립니다. 7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착된 문화입니다.

집에서 장비 싣는 데 15분. 아내가 미리 싸둔 간단한 식재료 챙기는 데 5분. 7시쯤이면 출발합니다. 제가 자주 가는 캠핑장은 경기도 가평, 충북 충주, 강원도 원주 근처입니다. 서울에서 1시간 반에서 2시간 거리. 이게 중요합니다. 너무 멀면 금요일 밤 출발 자체가 부담스럽거든요.

🌙 도착 후, 밤 세팅의 묘미

밤 9시에서 10시쯤 캠핑장 도착합니다. 어둡습니다. 처음엔 이게 너무 불편했습니다. 헤드랜턴 켜고 텐트 치는데 손이 안 보여서 진짜 고생했습니다.

근데 지금은 오히려 이 시간이 좋습니다.

조용합니다. 주변 사이트 대부분 불 꺼져 있고, 가끔 옆 사이트에서 작은 화롯불 빛만 보입니다. 서두를 필요가 없어요. 천천히 텐트 치고, 타프 펴고, 체어 세팅하고. 밤공기 마시면서 하는 세팅은 낮이랑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세팅 끝나면 보통 11시 반쯤 됩니다. 그때부터가 진짜 제 시간입니다. 맥주 한 캔 따고, 불멍 시작합니다. 화로대에 장작 몇 개 올리고 그냥 멍하니 봅니다. 아무 생각 안 합니다. 회사 일? 안 떠오릅니다. 신기하게도요.

제 기억이 맞다면, 이 습관 들인 게 캠핑 시작하고 2년쯤 지나서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밤에 도착해서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바로 잤거든요. 근데 어느 날 우연히 화로대 앞에 앉아 있다가,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머리가 비워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이후로 금요일 밤 불멍은 필수가 됐습니다.

☀️ 토요일 아침, 캠핑의 하이라이트

새벽 6시쯤 눈이 떠집니다. 알람 없이요. 나이 들면 자연스럽게 일찍 일어나게 된다더니 진짜였습니다. 텐트 지퍼 열고 나오면 공기가 다릅니다. 차갑고 촉촉하고. 이 느낌 때문에 캠핑 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침 루틴은 간단합니다. 버너에 물 올려서 커피 내립니다. 인스턴트 아닙니다. 핸드드립 합니다. 사실 집에선 바빠서 핸드드립 못 합니다. 캠핑 와서만 이 사치를 부립니다.

커피 내리는 동안 계란 프라이하고 소시지 굽습니다. 거창한 요리 안 합니다. 처음엔 캠핑 요리 영상 보면서 이것저것 따라 해봤는데, 결론은 심플한 게 최고입니다. 설거지 양이 캠핑 만족도에 직접적 영향을 줍니다. 이건 진짜입니다.

아침 먹고 나면 산책합니다. 캠핑장 주변 한 바퀴 돌거나, 근처 계곡이나 숲길 걷습니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이때 이어폰 안 낍니다. 새소리, 바람소리, 가끔 멀리서 들리는 아이들 웃음소리. 이런 것들 듣습니다.

🍖 점심부터 저녁까지, 느긋한 시간

점심엔 좀 신경 씁니다. 고기 굽는 날도 있고, 가끔은 캠핑장 근처 맛집 검색해서 외식하기도 합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느낌상 한 달에 두 번은 외식하는 것 같습니다. 캠핑 왔다고 꼭 해먹어야 한다는 강박 버리니까 오히려 더 편해졌습니다.

오후엔 해먹에 눕습니다. 책 읽다가 잠들고, 일어나서 또 커피 마시고. 뭔가 대단한 걸 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회사에선 절대 못 하는 일입니다. 52년 살면서 깨달은 건데,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진짜 사치입니다.

저녁엔 또 고기 굽거나 찌개 끓입니다. 날씨 추우면 김치찌개 최고입니다. 버너 위에 뚝배기 올려놓고 보글보글 끓는 소리 들으면서 먹는 밥은 집에서 먹는 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왜 그런지 설명 못 합니다. 그냥 다릅니다.

👍 주말 캠핑, 솔직히 좋았던 점

첫 번째로 정신적 리셋이 확실히 됩니다. 평일에 쌓인 스트레스가 토요일 아침이면 거의 사라집니다. 월요일 출근할 때 컨디션이 다릅니다. 회의 때 짜증 덜 나고, 후배들한테 덜 예민해집니다. 아내가 확실히 느끼는 것 같습니다. “캠핑 다녀오면 사람이 달라진다”고 하더라고요.

두 번째는 체력입니다. 텐트 치고 철수하고, 짐 나르고, 산책하고. 은근히 몸을 쓰게 됩니다. 헬스장 가기 싫어하는 저한테 이게 유일한 운동입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캠핑 시작하고 허리 통증이 좀 줄어든 느낌입니다.

세 번째로 아내와의 관계가 좋아졌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혼자 갔습니다. 아내는 벌레 싫어하고 불편한 거 못 참거든요. 근데 3년 전부터 가끔 같이 옵니다. 글램핑 스타일로 장비 업그레이드하고, 에어매트 좋은 거 사고 나니까 따라오더라고요. 둘이 캠핑장에서 밥 먹으면서 하는 대화가 집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깊습니다. 신기하게도요.

😅 솔직히 아쉬웠던 점들

첫 번째, 돈이 생각보다 많이 듭니다.

이건 진짜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캠핑 장비 한번 제대로 맞추려면 최소 200만 원에서 300만 원 들어갑니다. 텐트, 타프, 체어, 테이블, 침낭, 매트, 버너, 화로대, 랜턴, 수납박스 등등.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캠핑 다니다 보면 더 좋은 장비 눈에 들어옵니다. 저도 텐트만 세 번 바꿨습니다. 장비 욕심 조절 못 하면 금방 수백만 원 나갑니다.

캠핑장 비용도 있습니다. 요즘 주말 캠핑장 사이트 비용이 4만 원에서 6만 원 정도 합니다. 여기에 기름값, 식재료비 더하면 1박에 15만 원에서 20만 원은 쓰게 됩니다. 매주 가면 한 달에 60만 원 이상입니다. 부담되는 금액 맞습니다.

두 번째, 날씨 변수가 큽니다. 금요일까지 맑음이었다가 토요일 새벽에 비 쏟아진 적 한두 번이 아닙니다. 비 오면 철수도 고생이고, 젖은 장비 집에 와서 말리는 것도 일입니다. 장마철이나 한여름엔 솔직히 캠핑 자제합니다. 7월 중순에서 8월 초는 거의 안 갑니다. 너무 덥고 벌레 많고 비 예측 불가능합니다.

세 번째로 체력적 한계가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52세면 젊은 나이 아닙니다. 금요일 야근하고 밤에 운전해서 가면 토요일 컨디션이 안 좋을 때가 있습니다. 예전엔 괜찮았는데 요즘은 금요일 컨디션 보고 출발 여부 결정합니다. 무리하면 일요일에 더 피곤해지거든요.

❓ 자주 받는 질문들

Q. 혼자 가세요, 같이 가세요?

둘 다 합니다. 솔직히 혼자 가는 날이 더 많긴 합니다. 한 달에 네 번 간다면 세 번은 혼자, 한 번은 아내랑 같이. 혼자 갈 때는 진짜 아무것도 안 합니다. 그게 목적이에요. 누구 눈치 안 보고 낮잠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아내랑 갈 때는 좀 더 계획적으로 움직입니다. 근처 관광지 가거나, 맛집 찾아가거나.

Q. 장비 추천 좀 해주세요

이 질문 정말 많이 받는데, 솔직히 장비는 취향입니다. 제가 쓰는 거 추천해드려도 막상 써보면 안 맞을 수 있어요.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처음부터 비싼 거 살 필요 없다는 겁니다. 저도 처음엔 10만 원대 텐트로 시작했습니다. 1년 정도 써보고 나서야 제가 뭘 원하는지 알게 됐고, 그때 제대로 된 텐트 샀습니다. 처음부터 백만 원짜리 사서 창고에 모셔두는 분들 많이 봤습니다.

Q. 캠핑 예약 어떻게 하세요?

이건 노하우가 좀 있습니다. 인기 캠핑장은 한 달 전 예약 오픈하는데, 진짜 1분 만에 마감됩니다. 저는 주로 가는 캠핑장 서너 군데 정해두고 번갈아 가면서 갑니다. 굳이 유명한 데 안 가도 됩니다. 조용하고 관리 잘 되는 소규모 캠핑장이 오히려 만족도 높을 때 많습니다. 네이버 카페나 캠핑 앱에서 후기 찾아보면 숨은 명소 꽤 있습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평일에 사람 만나는 일이 많아서 주말엔 혼자 있고 싶은 분. 회의, 미팅, 전화, 메신저로 하루 종일 타인과 소통해야 하는 분들이요. 캠핑 가면 강제로 혼자가 됩니다. 핸드폰 터지긴 하지만 안 봐도 되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이게 생각보다 큰 의미 있습니다.

운동 싫어하는데 몸은 좀 움직여야겠다 싶은 분. 캠핑은 은근히 활동량이 있습니다. 헬스장 러닝머신 위에서 뛰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몸을 쓰게 됩니다. 억지로 하는 느낌 없이요.

반면, 불편한 거 정말 못 참는 분은 비추입니다. 아무리 장비 좋아도 집보다 편할 순 없거든요. 밤에 추울 수 있고, 바닥 딱딱할 수 있고, 벌레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불편함을 즐기는 마음이 없으면 캠핑은 고행입니다.

🌲 마무리하며

7년째 매주 캠핑 다니면서 느낀 건, 이게 취미가 아니라 생존 방식에 가깝다는 겁니다. 좀 거창하게 들릴 수 있는데, 진심입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곳이 필요했고, 저한테는 그게 캠핑이었습니다.

누군가한테는 골프일 수 있고, 등산일 수 있고, 낚시일 수 있습니다. 뭐가 됐든 본인한테 맞는 주말 루틴 하나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40대, 50대 직장인 분들한테요.

제 글이 캠핑 시작하려는 분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한 거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아는 범위 내에서 답변드리겠습니다.

다음 주말에도 전 어딘가 캠핑장에 있을 겁니다. 아마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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